본문 바로가기
도서

[서평] 사랑의 기술

by dwinfo 2026. 5. 12.

당신은 주는 사랑을 하고 있는가?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은 사랑을 감정이 아니라 '능동적인 태도'로 바라본다. 우리는 흔히 사랑을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사랑의 본질은 받는 데 있지 않고, 스스로 사랑을 주는 능력에 있다고 말한다.

이기적인 사람은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른다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이기적인 사람'에 대한 설명이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자기 자신만 챙기는 사람을 단순히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사람일수록 오히려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들은 관계에서도 "무엇을 받을 수 있는가"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타인의 욕구나 존엄성에는 관심을 두지 못한다. 결국 사랑조차 교환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러한 모습이 현대 사회의 연애와 결혼에서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다. 우리는 사람 자체를 바라보기보다 조건을 먼저 본다. 직업, 연봉, 집안처럼 상대를 하나의 '가치'로 계산한다. 물론 현실적인 조건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사랑이 점점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보다 "이 사람은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로 변하진 않았는지 생각하게 된다.

주는 사랑이란 희생이 아니다

반대로 저자가 말하는 사랑은 '주는 사랑'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순한 희생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으면서도 스스로 기꺼이 내어줄 수 있는 상태, 그것이 저자가 말하는 사랑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대부분 사랑을 받았을 때 비로소 사랑을 돌려주는 것 같다. 왜 사람들이 강아지에게 큰 애정을 느끼는지 떠올리게 됐는데, 강아지는 조건 없이 먼저 애정을 표현한다. 주인을 반기고, 기다리고, 의지한다. 사람들은 그런 일방적인 애정을 받은 후에 아낌없는 사랑을 돌려준다. 어쩌면 우리는 '주는 사랑'이 아닌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 비로소 사랑할 수 있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모와 아이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다르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보게 한다."고 말한다. 아이에게 무언가를 돌려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길 바라며 사랑을 쏟는 마음. 나는 이런 모습이 저자가 말한 '주는 사랑'과 가장 가까운 형태라고 느꼈다.

혼자 있을 수 있어야 사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랑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먼저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결국 타인에게 집착하게 되고, 사랑은 쉽게 의존으로 변한다. 연인의 모든 시간을 자신에게 쏟길 원하거나 끊임없이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지는 관계 역시 그 연장선에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사랑의 기술을 배우기 위한 태도로 '집중'을 강조한다. 독서나 사색처럼 혼자 몰입하는 시간을 통해 자기 자신과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랑은 누군가를 붙잡는 능력이 아니라, 혼자서도 설 수 있는 사람이 타인에게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는 행위다.


저자는 이외에도 인내, 훈련,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처럼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태도들을 책 안에서 하나씩 풀어낸다. 철학서처럼 보이지만, 읽다 보면 오히려 매우 실용적인 책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저자가 당신에게 묻는다. 당신은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