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자본주의> 제작팀, 정지은, 고희정의 자본주의
당신은 자본주의를 이해하고 있는가?

자본주의 세상의 현실에서는 절대로 물가가 내려갈 수 없다. 물가가 계속해서 오르는 비밀은 바로 '돈의 양'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물가가 오른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 '물건의 가격이 비싸졌다'는 말이 아니라 '돈의 가치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돈의 양'이 끊임없이 많아져야만 한다. 왜 '돈의 양'이 끊임없이 많아져야 하는가? 그것은 은행이 하는 일의 본질이 '없던 돈을 만들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돈이란 우리가 서로 주고받는 그 무언가가 아닌, 은행이 창조해 낸 결과물이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것 역시 돈의 양이 늘어났기 때문인데, 물가가 오르는 근본적인 원인은 소비가 늘어나기 때문도 아니고, 기업들이 더 많은 이익을 취하기 때문도 아니다. 은행 때문이며, 은행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자본주의 시스템 때문이다.
자본주의 체제의 금융 시스템에는 '이자'라는 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자'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다. 물론 중앙은행은 '시중의 통화량을 조절'한다. 하지만 통화량이 늘어나는 속도를 늦출 수 있을지는 몰라도 통화량을 줄일 수는 없다. 왜 '통화량이 계속 늘어나는지' 책의 예제를 통해 살펴보자.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 단일한 통화 체제를 가진 섬에 중앙은행 A와 시민 B, C가 살고 있고 A가 발행한 돈은 딱 1만 원이라고 가정한다. 이 돈 1만 원을 시민 B가 연이율 5%로 빌렸다. 시민 B는 시민 C에게 1만 원을 주고 배를 한 척 빌려 열심히 고기를 잡아 돈을 번다. 하지만 시민 B는 원금과 이자를 합한 1만 500원을 갚을 수 있는가? 섬에는 딱 1만 원만 발행되어 있기 때문에 이자 500원을 갚을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민 B가 이자를 갚기 위해선 A가 500원을 더 찍어낼 수 밖에 없다. 이 500원은 시민 D가 대출하면 섬에는 총 1만 500원이 발행되었기 때문에 시민 B가 원금과 이자를 갚을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시민 D는 원금 500원과 이자를 어떻게 갚아야 하는가? 결국 돈을 계속해서 찍어내야 하고 누군가는 계속해서 돈을 빌려야 한다. 이렇기에 중앙은행은 계속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다.
은행의 상품이란 곧 대출을 의미한다. 계속해서 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있어야만 은행이라는 기업도 운영이 되는 것이다. '저축'에만 초점이 맞춰졌던 은행은 펀드와 보험을 팔고 신용카드 발급을 확대하면서 '금융자본주의' 한가운데에 서기 시작했다. '금융자본주의'는 노동력을 중심으로 하던 자본주의에서 금융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로 전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근로자들이 회사에서 일을 하고, 일하면서 만들어내는 상품과 서비스가 부의 근원이였다면, 언제부터인지 실제 노동력이 돈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돈이 돈을 만드는 사회'가 시작됐다.
이 이후 책에선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주지만 가장 핵심은 위 자본주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결국 '통화량'은 증가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물가를 상승시킨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고 정부는 시중은행의 대출을 옥죄이면서 시중 통화량 억제 정책으로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결국 통화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 자본주의 구조를 이해하고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을 한번 더 생각해보면 좋겠다. 자본주의에서 필요한 것은 '돈이 돈을 벌어오도록 하는 것'이다. 자본가(사장,대표 등)는 노동자를 저렴한 인건비로 써야 본인이 많은 돈을 벌기 때문에 높은 임금을 주고 싶어하지 않는다. 따라서 전문직 등 고소득 직업군이 아닌 이상, 노동만으로 '통화량 증가'로 인한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 그렇기에 돈이 돈을 벌어오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우린 그것을 투자라고 한다. 아무런 노력없이 돈 벌기를 원하는 것은 '투기'임을 명심하자. 노동도 똑같지만 노력없이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자본주의 체제를 이해하고 자본주의에서 어떻게 물가 상승을 잡을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수 있길 바란다.
저자가 당신에게 묻는다.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당신은 자본주의를 이해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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